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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들은 봄에 못자리를 만들어서 모를 만들고, 그 모가 어느정도 성장하면 본격적으로 논에 모내기를 한다. 이런 '못자리-논' 이원화 방법론을 이앙법이라고 한다. 그냥 논에다 볍씨를 뿌려서 키우는 과거의 직파법에 비하면 생산성이 놀랍다. 기록에 의하면 5명이 농사지을 농토에 1명이 농사를 지어도 2배 소출을 거뒀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시대 내내 정부는 이 이앙법을 법으로 금지했다. 이앙법은 만약에라도 가뭄이 들면 농사에 완전히 실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출은 적지만 직파법이라는 안전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농민들은 이앙법으로 대거 전환한다. 당연히 농업 생산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인구도 대거 늘어난다. 전환의 비결은 저수지 건설에 있다. 저수지를 만들어서 물을 넉넉하게 저장해두면 어지간한 가뭄이 들어도 극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가뭄이 들어도 경쟁력있는 스타트업에 일정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 즉 저수지는 CVC이고 현대판 못자리는 스타트업이다. CVC는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돈 좀 벌어보겠다는 생각, 그 너머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기술적 패러다임이 변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결합하면 기존 대기업이 애써 만들어놓은 진입 장벽은 쉽게 뚫리기 마련이다. 대표가 등장하면서 성벽이 의미가 없어지고 총이 등장하면서 활이 의미가 없어지듯이 말이다.

 

-  롯데벤처스 전영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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